
보험료 납입이 중단되어 보험이 실효되면 보장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실효 후 부활할 때 암보험과 치매보험에는 일반보험과 다른 중요한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보장개시일'이 다시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이는 단순히 보험료를 다시 내면 즉시 보장이 재개되는 것이 아니라, 처음 가입할 때와 동일한 대기 기간을 다시 거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암진단금이나 치매진단금처럼 고액의 보장이 포함된 보험에서는 이 부분을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예상치 못한 보장 공백을 피할 수 있습니다.
암보험 실효 시 보장개시일 리셋 문제
암보험에서 가장 중요한 담보는 암진단금입니다. 그런데 이 암진단금 담보에는 다른 담보와 달리 '보장개시일'이라는 특별한 기간이 존재합니다. 보장개시일이란 보험계약 후 실질적인 보장이 시작되는 날을 의미하며, 대부분의 보험은 가입과 동시에 보장이 시작되지만 암진단금은 예외입니다. 암보험의 보장개시일은 계약일로부터 90일입니다. 즉, 가입 후 90일 이내에 암 진단을 받으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습니다. 실제 약관에는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암보장개시일' 이전에 '암'으로 진단확정된 경우 계약자는 그 날부터 90일 이내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으며, 이 계약은 그 때부터 효력이 없습니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는 가입하고 90일 안에 암진단을 받게 되면 계약을 무효로 하고 납입한 보험료만 돌려준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계약일'의 정의입니다. 약관상 계약일이란 실효 이후 부활된 계약의 경우, 그 부활된 효력회복일을 말합니다. 즉, 보험료가 미납되어 실효된 후 다시 부활시켰다면, 부활시킨 날로부터 다시 90일이 지나야 암보장이 개시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암으로 발전하고 있는 상태에서 급하게 보험에 가입하거나 부활시켜 보험금을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건강하게 가입한 다른 가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 셈입니다.| 구분 | 최초 가입 시 | 실효 후 부활 시 |
|---|---|---|
| 보장개시일 | 계약일로부터 90일 | 부활일로부터 다시 90일 |
| 90일 이내 암 진단 시 | 계약 무효, 보험료 반환 | 계약 무효, 보험료 반환 |
치매보험의 2년 보장개시일과 실효 위험성
보장개시일이 중요한 보험은 암보험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몇 년간 가입 열풍이 불었던 치매보험의 치매보장에도 무려 2년이라는 긴 보장개시일이 존재합니다. 치매보험 약관에도 암보험과 마찬가지로 "실효된 이후 부활을 시켰다면 보장개시일인 2년 안에 진단을 받았을 경우 계약을 무효로 하고 납입한 보험료를 돌려줍니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치매보험의 특수성은 암보험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암보험의 경우 암 진단을 받으면 보통 납입면제가 되어 이후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보장이 유지됩니다. 하지만 치매보험은 납입면제의 기준이 회사마다 다릅니다. 경증치매에서 납입면제가 되는 상품은 현재 없으며, 극소수의 회사만이 CDR2단계 진단 시 납입을 면제해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치매는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경증치매 단계 판정을 받은 직후에는 납입면제가 되지 않아 보험료를 계속 납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치매 증상으로 인해 인지 능력이 저하되면 본인이 보험료 납입에 신경을 쓰지 못할 수 있습니다. 만약 가입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치매 증상 때문에 보험료에 신경을 못 써서 중간에 실효가 되고, 나중에 부활시켰을 때는 이미 2년이라는 보장개시일이 다시 시작되어 정작 필요한 시점에 보장을 못 받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외부요인에 의한 재해적 손상에 의한 치매진단은 즉시 보장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퇴행성 치매의 경우에는 부활일로부터 2년이라는 보장개시일을 다시 카운트해야 합니다. 아직 이와 같은 문제로 분쟁이 발생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치매보험이 판매 시작된 날짜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치매 환자가 증가하면서 이러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판적으로 바라보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역선택 방지를 위해 당연한 조치겠지만, 치매처럼 인지 능력이 저하되어 본인도 모르게 실효된 경우까지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과연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타당한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치매 환자의 경우 법정대리인이나 가족이 대신 관리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실효 방지를 위한 대안과 소비자 보호 방안
그렇다면 실효를 방지하면서 보험을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부활 시 연체된 보험료와 이자를 한꺼번에 내야 하는 부담도 크고, 무엇보다 보장개시일이 리셋되는 치명적인 단점을 피하려면 애초에 실효가 되지 않도록 사전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첫 번째 대안은 '자동대출납입' 제도입니다. 이는 보험료가 미납될 경우 보험의 해약환급금 범위 내에서 자동으로 대출을 받아 보험료를 납입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일시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있어도 보험이 실효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물론 대출 이자가 발생하고 해약환급금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지만, 보장개시일이 리셋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입니다. 두 번째 대안은 '감액완납' 제도입니다. 이는 현재까지 납입한 보험료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보험금을 감액하여 이후 보험료 납입 없이 보험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보험금액은 줄어들지만 보험계약 자체는 유지되므로 보장개시일이 리셋되지 않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고려해볼 만한 옵션입니다. 세 번째 대안은 '보험료 납입유예' 제도입니다. 일부 보험사에서는 일정 기간 보험료 납입을 유예해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기간에도 보장은 유지되며, 유예 기간이 끝난 후 밀린 보험료를 분할 납부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도명 | 장점 | 단점 |
|---|---|---|
| 자동대출납입 | 실효 방지, 보장 유지 | 대출 이자 발생, 해약환급금 감소 |
| 감액완납 | 보험료 납입 부담 해소, 보장 유지 | 보험금액 감소 |
| 보험료 납입유예 | 일시적 납입 중단 가능 | 이후 분할 납부 부담 |